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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하는 히르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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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스가] 끝 23시간

*하이큐 2차창작 소설입니다. bl에 거부감있으신분은 뒤로가기 부탁드립니다.
*카게야마 토비오 x 스가와라 코우시
*미래날조 주의





따뜻하다못해 더운 여름이었을까, 공을 들어 던지고, 친다. 더운 여름에 못이겨 흐르던 땀을 닦지도 않은체로, 그 간단하다면 간단한 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며 즐겼던 배구라는 이름의 스포츠. 후에 언젠가 고교시절 가장 재밌던 추억이 뭐냐 묻는다면 "카라스노 배구부." 라고 활짝 웃으며 대답하겠지. 3학년, 부주장이라는 이름에도 주전멤버가 아니었지만, 네 뒤에 내가 있다는것에 나는 만족했던걸지도 몰라. 하지만 있지 카게야마, 난 그에 만족했던게 아니야. 그저 뒤에서, 토스를 올리고 순간순간 나를 바라보던 눈을, 블로킹을 할때 보이는 그 등을. 볼수있다는 거에 만족했던걸까. 아니 어쩌면….

난 네가 하는 배구자체가 좋았던걸지도 몰라.

나의 배구는 끝이났지만,
너의 배구는 끝난게 아니니까.

만약에, 언젠가 같은 코트에 서있을수있다면.

내 토스를 카게야마, 네가 쳐주었으면 좋겠어.


[카게스가] 끝
w.히르모요민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중학교 졸업식과는 많이 다른 풍경, 이젠 학생이 아니라는 자신감과 함께 찾아온 아쉬움과 미련은 마음속 어딘가에 크게 남겨진 듯 했다. 3학년들이 졸업하는것이 못내 아쉬운듯 결국 울음을 터뜨린 히나타와 야마구치를 겨우 달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장 보고싶으면서도 가장 보고싶지 않았던, 카게야마는 보이지 않았다.

"히나타. 카게야마는?

짧지만 꺼내기 힘든 그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까. 하지만 고민하던것과는 다르게도 말은 쉽게 입밖으로 나왔다.

"그녀석, 분명 혼자 서브연습 하고있을거에요. 오자니까 끝까지 안오겠다고 고집부렸다구요."

입술을 삐죽이 내밀고는 눈물을 닦으며 칭얼이듯 말하는 히나타에 웃음이나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체육관 인걸까나.' 작게 중얼이고는 갈지, 말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민 했던 것과는 다르게도, 이미 내 발은 체육관을 향하고 있었다.


***


선배들이 졸업한다. 이 하나의 현실에 카게야마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몰랐다. 항상 자신의 뒤에 있을거라, 자신의 뒤에서 자신을 지켜볼거라 생각했던 스가와라가 졸업한다는것은 그에게있어 큰 타격이 될수밖에 없었다. 

"젠장"

짧은 욕짓거리를 내뱉고는 몇번이고 서브했다. 서브연습이라도 계속 한다면 기분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했던 카게야마는 짜증나게도 풀리지 않는 기분에 공을 던져버리고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지금쯤이면 졸업식도 끝났겠지.' 머리를 쓸어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아니 확실히 카게야마는 스가와라를 좋아하고있었다. 단순한 선배로써가 아닌, 그 이상으로. 그걸 인정 할 수 있게된건 얼마전, 스가와라가 졸업한다는것이 실감나기 시작했을때 즈음이었다. 입술을 짖이기며 주먹을 쥐고 바닥을 내리쳤을 때였을까, 끼익- 하는 기분나쁜 소리와함께 누군가의 인영이 들어섰다.

"누ㄱ…."

"카게야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가장 보고싶으면서도 가장 보고싶지 않은 사람이 눈앞에 있다는것은, 꽤나 가슴저린 상황이었다. 허나 그건 스가와라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카게야마를 본다면 울음을 터뜨리진 않을까 고민했던 스가와라는 고민했던것과는 다르게도 카게야마를 보고 활짝 웃어보였다.

"스가와라 선배?"

카게야마는 아무말 없이 갑자기 활짝 웃어보이는 스가와라를 벙찐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에 스가와라는 손을 내밀어 카게야마를 일으켜 세웠다.

"있지, 카게야마. 내 토스, 한번만 쳐주지 않을래?"

"예?"

스가와라의 갑작스런 부탁에 카게야마는 멍한 표정으로 되물을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 스가와라가 웃으며 공을 가져와 '아'라는 작은 탄성을 낼 수 있었다.

카게야마에게있어 스파이크를 치는것또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몇번인가 스가와라의 토스를 친 카게야마는 자연스레 스가와라를 보게되었다. 왜 WS인 타나카선배도,다이치선배도,아사히 선배도 있건만 자신에게 스파이크를 치게했는지 이해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선배, 왜 갑자기…."

말은 끝나지 않았지만 스가와라는 이해 한듯 말없이 활짝 웃어보였다.

"선배…?"

"있지 카게야마, 나 이제 배구 그만둬."

그렇게 말하는 스가와라의 눈에선 눈물이 조금, 흘러내리고있었다.


***


- 있지 카게야마, 나 배구 그만둬.

그리 크지도 않은 목소리로, 나를향해 속삭이듯 말했던 한마디가 귓속에 울리는 것 같았다. 그만둔다? 배구를? 어째서? 문장이 되지 못한 단어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선배의 토스를 치고나서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며칠이라도 지난듯, 머리는 멍해져있었다. 하지만 아직, 생각은 정리되지않았다.

바로 도망치듯 가버렸던 스가와라 선배 뒷모습의 의미도, 왜 굳이 자신에게 스파이크를 치게했는지도, 의문이 되어 머릿속에 남아있을뿐. 왜 묻지 않았던걸까.

선배는.

무슨말을 하고 싶었던걸까.



짧은 고민은 간단한 결론을 자아냈다. '지금 당장 만나서 확인하자.' 라는 간단한 결론을.


***


눈이 되지 못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겨울, 나의 배구는 끝났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서 아무도 스파이크를 칠리 없는 토스를 던져보았다. 손에 익은 배구의 무게에 네트 안으로 서브도 넣어보았다. 포기하자고, 결심했었는데. 역시 쉽게는 안되는걸까.

이 체육관에서, 모두와함께 배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던 얼마전까지의 모든것이, 추억으로만 남는다는건. 이런기분 이구나.

언젠가부터 해온 배구와, 1년동안 같은 포지션에서 내 앞을 걷는 녀석을 포기하려 몸부림쳤다. 하지만 힘들다면, 시도는 해봐도 되는걸까?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일부러 활짝 웃어보였다.

"보고싶어, 카게야마."

주저앉아서 작게 중얼인 말은 어느샌가 사라져있었다. 이제 정리하고 나가야 할 시간이라 생각해 무릎을 털고 일어나려했을때, 내앞에 누군가의 발이 보였다.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하려하니 내 손목을 잡아당겨 자신의 품안에 넣어버리는 이상한 행동에 잠시 할말을 잊었다. 하지만 확인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카게야마…?"

"스가와라 선배."

작게 떨리는 목소리가 귀엽게 들려와 나도모르게 픽- 하고 웃음을 지었다. 너무 따뜻해서, 이대로만 있고싶지만. 기대하게 되겠지. 라며 조금씩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내 손길에 더욱더 힘을 주어 안을뿐, 카게야마는 밀려나지 않았다.

"저기 카게야마?"

"좋아해요." 

"에?"

예?라고 되묻는다면 확실하게 '기대하게 되버려.'라고 말했을텐데, 카게야마는 나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말을 했다. '좋아한다.' 그건 나를 선배로써 동경한다는 말일까?

"선배의 웃는 얼굴도, 토스를 던지고 나서 좋아하는 모습도. 무언가를 먹을때 우물거리는 모습도. 우는 모습마저도 좋아합니다." 

"에?"

카게야마의 말에 계속 에?라며 되물을수 밖에 없었다. 머릿속은 멍해진 상태였고, 카게야마의 팔에 힘은 서서히 풀려가고있었다. 안은 팔이 풀려 서로 마주보고 섰을때, 카게야마는 떨고 있었다. 작게 떨면서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을 지을즈음, 입술에 부드러운 무언가 닿았다 떨어졌다.

"죄송해요. 선배."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안정감과 뒤늦게 찾아오는 부끄러움. 마지막 사과의 의미를 생각하기도 전에, 내 입술은 이미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좋아해 카게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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